Darjeelian - Margaret's Hope, 2nd Flush FTGFOP CH.
최근에 다질리언 홍차를 계속 리뷰하고 있는데, 다질리언이라는 브랜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바로 단일다원차(Single Estate Tea, S.E.T)입니다. 대부분 홍차의 경우 몇 군데의 다원에서 나온 차들을 적절하게 블렌드해 판매되는 경우가 많은데 단일다원차는 한 다원 안에서 나온 차를 선별해 내놓게 됩니다.
다원의 이름이 붙는 만큼 품질도 괜찮고 각기 다른 개성을 느끼기에도 좋습니다.
문제는 역시 가격과 접근성이지요. 연중 항상 구하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가격도 일반적으로 꽤 높습니다.
다질리언에서는 꾸준하게 유명 다원들의 단일다원차를 선보이고 있는데, 국내 브랜드인 관계로 구하기 쉬워 좋더군요.
각설하고, 이번에 구한 차는 최근 판매되기 시작한 마가렛호프 다원 다즐링입니다. 두물차이고, 잎의 등급은 FTGFOP입니다. FTGFOP급이라면 그야말로 가늘게 올라오는 어린 잎으로 홍차 등급 중에서 매우 높은 등급에 속합니다.
잎 등급 옆에 붙은 CH라는 약자는 재래종인 중국종 차나무에서 채엽한 차임을 알려주는 기호입니다. 중국종 차나무의 잎은 아삼종과는 또 다른 아기자기한 매력이 있지요.
다즐링 지역에도 정파나, 성마, 캐슬톤 등 유명한 다원이 많은데 마가렛호프(Margaret's Hope)도 다즐링의 유명 다원 중 하나입니다. 이 다원은 옛날 농장주의 병약한 딸인 마가렛이 죽자 농장주가 그녀가 아끼던 다원을 그녀의 이름을 따 마가렛호프라고 부르기 시작했다는 슬픈 전설이 전해오는 곳이기도 하지요.
네, 사실 이 스토리마케팅에 끌린 부분도 없잖아 있습니다.ㅎ
네, 사실 이 스토리마케팅에 끌린 부분도 없잖아 있습니다.ㅎ
틴 안에는 속뚜껑이 있거나(포숑처럼), 은박 속지(트와이닝스처럼)가 있는 것이 아니라 차가 40g씩 알루미늄 봉투 2개에 나누어 포장되어 있습니다. 저는 홍차나 가향차는 포장을 뜯자마자 20~30g 단위로 대분해두고 빨리 마시는 편인데 포장이 나누어져 있어 편리합니다. 또 소분할 때 사용하는 알루미늄 봉투와 같은 재질이기 때문에, 소분하기는 귀찮고 향은 지키고 싶은 분은 조금 꺼내 드시고 나서 고데기나 실링기로 봉투 끝을 다시 밀봉해두셔도 되겠습니다.^^
중요한 차의 모습입니다. 전체적으로 어린 잎이 많이 부스러지지 않고 모습을 유지하고 있고 녹색에 가까운 잎과 황갈색 잎도 있습니다. 다즐링차는 색이나 구성이 개성적이어서 조금만 봐도 다른 지역의 차와 구별이 가능하지요.
조금 더 가까이에서 잎을 보았습니다. 처음에 포장을 열었을 때는 덖음차처럼 구수한 향이 확 올라왔는데 이렇게 담아두고 나니 잎 위로 식물의 싹 냄새와 매끈매끈하고 싱싱한 잎의 냄새가 고여 있습니다. 그러니까 전체적으로 여린 향이 안개처럼 깔린 가운데 고소한 향이 위로 올라온달까요. 상당히 향이 섬세해서 실론이나 아쌈의 상쾌하거나 선명한 향의 선과는 또 다른 느낌입니다. 어쩌면 가향차에 비해 클래식티가 물리지 않는 이유가 이런 향의 미묘함이나 섬세함에 있는 것일지도 모르지요.
2.3g, 200ml에 2분 조금 넘게 우렸습니다. 투명한 저그에 우리면서 색을 체크했는데 머그컵이 깊이감이 있고 다소 어두운 상황에서 사진을 찍어 수색이 좀 진해보이네요. 전에 실론을 우릴 때에는 200ml용량의 다완을 사용했는데 그 때에는 색이 잘 잡히더니 역시 머그컵이 편하기는 해도 시각적으로는 좀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찻잔이나 다완을 사용해야겠습니다.
맛은 향에 비해 더 싱그러운 느낌입니다. 고소한 향이 퍼지면서 입에 머금으면 차의 느낌이 거칠지 않고 매끈합니다. 마치 거봉 정도 크기의 물방울을 입 안에서 굴리는 느낌이랄까요. 맛이 무겁지 않으면서도 감칠맛이 있는데, 비유하자면 곡물 이삭이 누렇게 익기 시작하는 들판에서 머리카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실바람을 맞는 느낌입니다. 청량한 단맛 뒤로 약간의 수렴성이 있는데 그럼에도 목을 죄는 느낌이 들지 않고 목넘김이 매우 좋습니다. 그냥 살짝의 긴장감이 앞니를 툭 치고 지나가는 느낌이랄까요. 전체적으로 상당히 좋습니다. 취향을 많이 탈 것 같지도 않고요.
티푸드로는 나름 무난하다고 생각해서 한때 네이밍센스덕에 유명했던 엄마손파이를 곁들였는데 이게 오늘 저녁 티타임 최고의 실수였습니다. 전엔 안그랬었는데 인공적인 느낌의 버터향이 많이 나서 차 맛을 부각시키는 것이 아니라 차가 과자맛을 덮어줘야하는 꼴이 되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향과 맛이 섬세하고 미묘한 편이므로 티푸드는 식후라면 굳이 안 챙기셔도 되고 곁들여도 향이 강하지 않은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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